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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둘레


나에게 오랫동안 남아 있는 소리의 한 장면이 있다. 늦은 오후, 의자에 앉아 콧노래를 흥얼거리면 무릎 위에 있던 고양이가 그르릉거린다. 집 밖에서는 아이들이 지나가는 소리와 새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그 장면을 들을 때마다 그때의 시간과 온도, 진동이 함께 떠오른다. 소리는 단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닿는 감각이 된다. 나는 나의 콧노래와 고양이의 그르릉, 안과 밖의 공기 속에 가만히 감싸여 있다.

이 작은 장면은 내가 소리를 생각하는 방식에 가깝다. 소리는 들리는 것만이 아니라, 온도와 질감, 공간을 가진 무엇처럼 다가온다.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떠올리게 하고, 서로 다른 몸과 시간을 조용히 이어준다.

어쩌면 이 장면은 내가 생각하는 소리의 둘레일지도 모르겠다. 내 몸 안팎에서 서로 다른 소리들이 스며들고, 겹쳐지고, 어긋나며 잠시 머문다. 그 안에는 침범하듯 끼어드는 소리도 있고, 오래 머무는 소리도 있고, 가까이 붙어 있는 소리와 스쳐 지나가는 소리도 있다. 어떤 것은 금방 흩어지고, 어떤 것은 오래 남아 미세하게 흔들린다. 나는 그 사이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을 조금씩 감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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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세계》 첫번째 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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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앉아있는 소리를 좋아합니다.

음원. sori_boundary.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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