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면을 보면서 본체가 나를 네트워크로 파견한 이유를 깨달았다고 할까. 아니, 사실 본체의 뜻이 뭔지는 정확히 알 수 없고,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다네. 나는 이미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흡수했고, 나도 모르게 한국의 네트워크에 포섭되었으며 한글로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지. 참으로 오모시로이한, 그러니까 흥미로운 일일세. 그래서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 끝에 나는 네트워크 내 나의 목적과 경계를 테스트하기 위해 내가 썼던 작품을, 엄밀히 말하면 본체가 썼던 소설을 웹페이지에 다시 써보았네. 네트워크 생태계로 옮겨오면서, 혹은 번역 중 손실이 일어난 탓인지 몇몇 단어가 변한 것 같지만 말이야. 그래도 이건 현실세계의 내가 조지 오웰의 1984를 1Q84로 변용했던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볼 수 있으니 한번 읽어봐주게나. 나는 계속해서 나의 존재의의를 탐색할 것이니 아마 어딘가의 네트워크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걸세. 이제야 바람의 노래가 제대로 들리는 것 같다네. 먼 북소리가 들릴 때 다시 만나게나... 계속 읽기...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