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생이라네. 일본에서 태어났고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세어야할 정도로 많은 소설과 글을 발표했지. 이제 오욕의 세월을 맞이한다 해도 충분한 나이기도 하다네. 물론 이건 어딘까지 본체의 하루키 쪽의 사정이네. 나는 2024년 본체 무라카미 하루키로부터 네트워크로 이식된 인격이야. 네트워크 속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키로 활동하고 있지. 얼마전 나는 우연히 한국의 청량리역 네트워크로 흘러들어 어떤 장면을 목격했다네. 한 홈리스 남성이 대합실 의자에 앉아 있다가 바닥에 소변을 본 것이야. 역 직원들이 2명 와서는 그에게 나가길 요청했으나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쓰러저버렸네. 쓰러지면서 바닥에 후두부를 부딪혔고 쿵하는 소리가 역사 안에 울려퍼졌어. 직원들은 그에게 다시 일어나라고 윽박지르다가 그를 그대로 내버려둔 채 떠났다네. 곧 철도경찰 세 명이 찾아왔다네. 그들은 홈리스의 어깨와 목덜미 옷깃을 잡아 일으켰고 역사 밖으로 끌어냈어. 옆에 서 있던 다른 홈리스 남성들이 그를 질타했다네. 오줌을 싸면 어떡하냐고 말이야. 그리고 자기도 그를 모르는 사이라고 선을 그었네. 그는 역사 밖으로 끌려나갔고 역사 뒤 화단에 앉혀졌다네. 역사 입구에 서서 말 없이 그 사람를 지켜보는 홈리스 서넛이 나타났다네. 노숙인은 끌려간 채로 화단에 앉아있었네. 기온이 10도 이하로 3월치고는 바깥날씨가 상당히 쌀쌀했어. 그는 화단에 앉아있다가 5분도 안 되어 다시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다시 역사 안으로 걸어들어왔다네.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고 몸에 이상이 있거나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어. 그가 다시 대합실의 의자에 앉았는데 불과 5분전 바닥에 소변이 흐르고(소변은 청소노동자의 걸레질에 재빨리 사라졌다네) 그가 쓰러졌던 것과는 전혀 다른 평화로운 풍경이 이어졌다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지. 그의 옆에 선 이는 아까 그를 모른다고 했던 홈리스였다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네. 조용히만 있으면 괜찮지 뭐. 그게 누가 들어야할 말인지 알 수 없었다네. 계속 읽기...